덩쿨콩
우리 동네에 농협이 있는데 옆 자리로 이전을 하고 그 자리에 땡처리 옷과 신발 등을 싸게 판다고 해서
가족이 바람 쏘이러 집을 나섰어요. 옷과 신발, 한 바퀴 훑어봤는데 딱히 와닿는 것이 없어 그냥 나왔는데
그 곳 앞에 늘 노부부와 그의 아들이 채소장사를 하세요.
늦은 시각, 어둑어둑한데 희미한 불을 밝히고 장사를 하고 계셨어요.
더운 날씨에 연세 많은신 할머니 할아버지, 고생이 많으세요.
뭐, 살 것이 있나? 들여다 봤는데 대파도 집에 있고 양파도 집에 있고 나물거리도 집에 있고...
옆에 보니 작은 상자 안에 덩쿨콩이 껍질째. 1상자 3만원.
1상자는 너무 많고... 반만도 팔아요?
네. 반도 팔아요.
할아버지는 저울에 덩쿨콩을 올려 근 수를 달고.
옷구경 갔다가 옷 대신에 덩쿨콩 사서 들고 들어왔어요. ^^
콩이 좋아보여요.
껍질 안에 콩이 들어앉아 있는 것이 새삼 신기해요.
껍질 안의 콩 크기, 극과 극 ㅎ
소파에 앉아 TV 보면서 콩을 발랐어요.
껍질이 쌓이고 콩이 쌓이고.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물기 제거하고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로 직행 ~
이러다보니 냉장고의 냉동실이 자꾸 빵빵해져요. ^^
콩물 든 밥 한 공기 ~ 덩쿨콩을 넣으면 찹쌀을 넣은 것처럼 밥에 윤기가 반짝반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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