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말ᆞ말ᆞ말

꼬마 택배 기사, 작은 감동

블랙이네 2011. 8. 8. 09:25

토요일이다.

 

1층 현관에서 우리집 벨을 눌렀다. 누가 우리집을 찾아왔나보다.

화면으로 보니 남자 아이가 보인다.

다른 집 아이가 자기집을 누른다는게 동, 호수를 잘못 눌러 우리집을 눌렀다고 생각했다.

 

"누구세요?"

 

"택배요!"

 

초등학교 고학년쯤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인데 '택배요.'라니?

의외의 대답이다.

 

아, 학교 수업 없는 날이라 택배 일을 하는 아빠를 돕고 있나보다.

 

미소가 지어진다.

 

택배 기사에게 황금만큼이나 귀한 것은 시간.

 

현관문을 열고 꼬마택배기사를 기다리려고 보니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서

이제 1층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문을 닫고 들어왔다.

 

조금 있으니 우리집 현관 벨이 울린다.

 

버선발로 뛰어나가 문을 여니 그 남자 아이는 우리집 벨을 누르고는

도망가려고 하는 엘리베이터를 벨을 눌러 잡고 있었다.

 

한 쪽 손으로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한 쪽 팔은 택배 물건인 작은 상자곽을  나를 향해 길게 뻗어 받으라고 했다.

 

얼른 다가가 택배 물건을 받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는

아이를 향해 아빠 일 도우러 나왔니?

하고 물으니

 

"네."

 

기운찬 대답을 한다.

 

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틈새를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기특하네. 택배 고마워! ^^"

 

"네!"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작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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