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나루토 3권
남편이 책 빌리러 간다기에 슬리퍼 끌고 따라갔다.
책대여점 책을 거의 다 봐서 책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본인도 읽은 책인지, 읽지 않은 책인지 모를 때도 있다.
그래서 연신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을 내밀고,
아르바이트생은 컴퓨터 모니터의 책대여 목록과 맞춰가며 본 책인지를 확인하고,
나는 아르바이트생 옆에 서서 여성지를 훑어보며 남편의 책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고...
5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만화책 3권을 들고 아르바이트생에게 내민다.
아르바이트생은 컴퓨터에 입력하려고 마우스를 움직이더니
"만화책은 안되네요."
"네?"
"어머니가 걸어 놓으신 거 같은데요.
만화책은 빌려주지 말라고."
"아, 네..... ㅠ.ㅠ"
아이는 빌리려고 골라온 만화책 '나루토 3권' 내려놓고
풀 죽어 대여점을 나가는데 뒷모습이 가엾다.
그 아이를 보니 아빠 따라 책대여점에 만화책을 빌리러 가던
우리 아이들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집에 와서 작은 아이한테 이야기 했더니
"나루토, 그거 여자 애들도 남자 애들도 좋아하는 만화책이야.
불쌍해. 얼마나 보고 싶을까."
하며 우리 작은 아이조차 그 꼬마가 안스러워 표정이 오그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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