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 세쌍둥이 아기를 만나다.
아침 걷기운동을 나갔다. 아파트 단지 안 길을 반 바퀴 돌았는데
눈 앞에 쌍둥이용 유모자를 잡고 있는 반팔 흰 런닝을 입은 할아버지.
그 옆에 또 다른 하나, 1인용 유모차를 끄는 할머니...
두 분이 아기들 바람 쏘이러 나왔다가 아기 키우는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나 보다 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옆의 두 아기는 무표정하게 멍~ 하고 있는데
제일 왼쪽 유모차에 앉은 아기는 나와 눈을 맞추자 정신을 못차리고
두 팔을 휘저으며 벙긋벙긋 온 몸으로 웃는다.
아기가 웃는 게 하도 귀여워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섰다.
"쌍둥이인가 봐요?"
할아버지께 여쭸다. 옆에 서 계신 할머니가 대답하신다.
"세 쌍둥이에요."
"네에?"
세 아기가 닮지 않아 쌍둥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세 아기의 코가 판박이처럼 똑 닮았다.
할아버지 유모차에 탄 두 명의 아기는 아들이고
할머니 유모차에 탄 한 명의 아기는 딸이란다.
제일 왼쪽 아기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데 기운이 좋고,
성격이 좋은 지 연신 두 팔을 휘두르며 함박 웃음을 날린다.
덩치가 제일 커서 형인줄 알았더니 둘째란다.
그 옆에 남자 아기는 맏 형인데 머리숱이 많고 까만데
차분하게 유치원 가는 아이처럼 2대 8 가르마를 탄 모습을 하고
입을 꼭 다물고 시침 뚝~~~
그 옆의 할머니 유모차에 탄 여자 아기는 여자 아기라는 표시로
머리띠를 하고 있다. 아직 돌이 되지 않았다고...
세 아기를 키우자면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지금은 유모차에 앉아 있지만, 걸음마라도 하면 정말 정신이 없을 거라며
벌써부터 걱정이시다.... ㅋ
앞으로 키우는 일이 걱정이 크실 테고...
남의 아기지만, 내가 다 걱정이 된다.
세 쌍둥이를 보니 아기 엄마가 세 아이를 임신하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딸을 둔 엄마이고 보니 자꾸 딸의 입장에 마음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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