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스크랩] 백담사

블랙이네 2008. 9. 21. 15:53

2007.11.1(목) 백담사 .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수영장에서 가을 나들이를 간다고 한다. 내장산은 너무 붐벼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내게 될 것이라고 목적지를 백담사로 정했다.

노래와 춤이 있는 관광버스 여행은 처음이다.

 

백담사는 정말 볼품이 없었고 단풍도 잎이 다 떨어지고 남아 있는 잎들은

낙엽이 되어 땅에 뒹구는 마른 잎과 같았다.

거기에 날씨마저 부조를 안해 바닥의 흙먼지를 허공으로 끌어 올렸다.

눈을 감고 입도 닫고 숨도 멎고. 

전두환, 이순자가 머물던 곳은 아주 좁은 방이다. 구경 할 만한 것은 두 사람이 머물던

방 뿐이었다.

 

산으로 오를 사람은 산으로 오르고 백담사를 구경 할 사람은 백담사에 남았다.

백담사를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 없었다. 다들 해바라기 하는 노인네 마냥

마루 끝에 걸터 앉아 버스에서 나누어 준 백설기를 뜯어 먹으며 얼른 점심 때가 되기를

기다렸다. ㅋ

 

 백담사까지 버스로 오르고 내려가는 것도 버스를 타고 내려 가야 한다.

줄을 서서 버스를 타고 아랫 녘으로 내려와 미리 예약 해 놓은 황태집으로 들어갔다.

온기만으로 황태집이 안방 아랫목 같아 좋았다.

언 몸엔 황태국이 최고였다. 원래 국 국물을 안 좋아 하는데 그날은 리필을 외쳐 한 그릇

더 먹었다. 정말 맛이 좋았다. 

 

이 나들이의 묘미? 재미는? 모든 역사는 관광버스 안에서 이루어졌다.

주최즉에서 돼지를 삶고 겉절이를 하고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떡 찬조가 들어오고

고무장갑 선물이 돌아가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행운의 추첨까지.

모두들 즐거우라고 여러 도우미들이 애를 썼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경찰차가 떴다는 신호에 춤을 추던 사람들이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다시 노래와 춤이 이어지고 열기가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 같았다.

열기와 입김으로 버스 유리가 뽀얗게 흐려져 밖이 보이지 않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에 홀린듯 열이 올랐다.

부럽기도 하다. 어쩜 그리 기운들이 좋은지? 흥이 그리 많은지.

 

다음 날, 수영장에선 버스 안에서 오가며 의자에 부딛힌 사람들의 허벅지에

멍이 들어있었다.

여운은 그 다음 날까지 백담사에서의 이야기로 화기 애애 했던 것 같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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