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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성묘 - 조용필 콘서트 관람 후기.

블랙이네 2008. 9. 20. 19:40
범계역에서 친구와 5번 버스를 타고 안양실내체육관으로 갔다. 체육관 앞에는 중년의

여인, 신사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인터파크라고 되어 있는 천막 친 곳에서 예매권을 받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정말 빈자리없이 사람들이 많았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다 모여들었나? 가히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힘이 느껴졌다.


아시아의 젊은이여 아시아의 젊은이여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같이 가리라 여기 모여서
우리의 노래를 부르리라
사랑도 하나 마음도 하나 우리의 숨결도 하나.......

조용필의 '아시아의 불꽃'이란 노래로 공연이 시작 되었다.

위대한 탄생의 반주와 함께 조용필의 히트곡이 이어졌다.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
정을 주고 정에 울며 살아 온 살아 온 ~~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바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창밖의 여자.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손~ 돌아서 눈 감으면 강물이어라~
한줄기 바람되어 거리에 서면 그대는 가로등 되어 내 곁에 머무네~


관객을 압도시키는 조용필의 노래, 뒤로 노래 자막과 함께 영상이 흐르고.

관객들은 조용필 혼자 노래 부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관객이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를 수 있었으니 조용필의 히트곡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울 따름이다. 대부분의 관객이 중년의 여인들인데 아내를 따라 나선

남편들도 곳곳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박수도 치지 않고 노래도 따라 부르지 않고

벌 서고 있는 거 같았다. 두 시간동안 그러고 앉아 있자면 고역일 듯 했다. 남자들은 중년

의 아줌마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처음부터 끝까지 목청 높여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보고

놀라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사이사이 '오빠!'를 외치는 고함 소리도 들렸다.

천장에 매달린 골프공 모양의 은색 공에서 조명을 사방으로 쏴 줬다.

마지막에 앙콜곡으로 '여행을 떠나요.' 를 부를 때, 하얀 습자지를 잘게 오린 종이가 발사

되었다. '웰캄투 동막골'영화에서 하늘에 팝콘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하얀 꽃이 허공을

날아 다녔다. 우아~~~


" 푸른언덕에 베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뜨는 이른 아침에 도시에서 온 수 많은 사람. 빌딩 숲속을 벗어 나 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속에 흐르는 물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


두 시간동안 관객의 열기에 땀을 흘리며 조용필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되어 합창을 했

다. 두 시간동안 노래를 불렀더니 목이 다 잠겼다.

밖으로 나오니 가을 밤 공기가 시원했다. 모처럼 기분 좋았다. 공연 얘기를 하며 집

방향으로 걸었다. 걷다보니 흥분이 좀 가라앉았다.

조용필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요에 큰 획을 그었으니 그의 삶은 성공이다. 국민가수라는 말을

남발하는데 조용필이야말로 국민가수라는 말이 걸맞는 가수란 생각이 들었다.

조용필이 50년생, 벌써 쉰일곱 살. 세월이 흘러도 그의 노래는 나이가 들지 않았다.


........

7080 시절의 10대 소녀들이 가수 조용필과 함께 나이를 먹었다. 오래 전부터 소원하던

일이다. 조용필 콘서트에 가 보는 게. 조용필이 더 늙기 전에 콘서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믿기지 않게도 조용필이 벌써 환갑을 바라보고 있었다니?

잠시 잠깐 10의 소녀로 돌아간 것 같았다. 타임머쉰이란 걸 타고.



우리는 그 때 조용필과 팝송 가수 레이프 가렛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조용필의 노래는

어제 일처럼 입에서 줄줄줄줄 나오는데 레이프 가렛의 히트곡이 You Had To Go And Change

On Me 라는데 이 노래는 한 귀절도 생각 나지 않았다. 한 귀절이고 뭐고 노래를 들어봤더니

쌩뚱 맞기까지 했다. 당시에 레이프 가렛의 사진 엽서를 모으곤 했었는데 도대체 좋아한게

맞기는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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