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말ᆞ말ᆞ말

뒹굴뒹굴

블랙이네 2010. 7. 19. 20:39

아~ 심심해.

 

아침 6시30분.

주방 쪽 형광등 불빛이 흐릿해지고 김치냉장고 냉장 표시인 연두색 불빛이

자동차 비상등 깜빡이처럼 불안정하게 깜빡이더니 연두색 빛이 살아지고 정지 되었다.

밥을 하려고 전기밥솥에 쌀을 넣고 취사버튼을 눌렀는데 밥을 하는가싶더니 전기가 꺼져 버렸다.

집의 모든 전기가 나가고 거실의 비상등이 자동으로 켜졌다.

관리실에 전화를 했지만, 통화중... 잠시 후 무선전화기마저 먹통이 되었다.

 

출근준비하던 큰아이는 머리드라이도 하지 못하고 젖은 머리로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하고

근 20층이나 되는 비상계단으로 투덜거리며 출근을 했다.

 

작은 아이가 간밤에 친구 부모님이 여행가셔서 빈집에 혼자 무섭다는

친구를 데려다 자기 방에서 재운 터라 아침을 먹여 보내려고 아침 준비를 하려던 나는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내 두 손도 정지되었다.

전기가 나갔는데 가스도 덩달아 같이 켜지지 않고 수돗물까지 같이 나오지 않았다.

참내. 전기가 나갔는데 가스랑 수도는 왜 덩달아 정지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작은아이 친구를 미안하게 아침 굶겨 그냥 보내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전기 변환기(?)가 노후해서 고장이 나서

한전에서 나와 교체하는데 수 시간이 걸리니 양해를 부탁한단다.

 

양해는 하겠는데... 이제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무엇을 하나?

 

전기가 나갔으니

TV도 볼 수 없고, 컴퓨터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세탁기를 돌릴 수도 없고

물이 안 나오니 샤워도 할 수 없고, 세탁기를 돌릴 수도 없다.

가스가 안 나오니 주방일도 할 수 없다. 아~~ 이 노릇을 어쩌나... 정말 할 일이 없다.

 전기 하나 끊겼을 뿐인데... 우리집의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침대에 누워 좌로 뒹굴 우로 뒹굴..

3시간째 이러고 있다.

...

정말, 큰일이다. 전기가 없으면 어찌 사나?

이런 일을 겪으면 전기 아껴써야 하고... 물도 가스도 아껴 써야 한다고 다짐을 하는데..

전기가 들어오고 나면 ... 언제 그랬냐...

자꾸 잊는다.

자꾸 자꾸 잊는다.